옛 비데륜계의 후발주자들, 그리고 KMP에 대하여 (일본을 대표하는 AV 메이커 BEST 100)

 
90년대 AV 업계는 크게 비데륜계와 인디즈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대체로 비데륜계는 80년대부터 명맥을 이어오던 오래된 것들이 많았고, 인디즈는 이후에 새로 생겨난 회사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비데륜 계 회사들 중에서도 신흥주자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트라이하트 코퍼레이션이었죠.

물론 이들 회사들도 2천년대 중반을 지나서는 모조리 비데륜을 떠났지만요.
 
 
 
 
 
♣ 옛 비데륜계의 후발주자들, 그리고 KMP에 대하여
 

 
14. 타이리쿠 쇼보 (大陸書房)

타이리쿠 쇼보는 오컬트 서적을 주로 다루는 서브컬처 전문 출판사였습니다. 그러나 경영 위기에 봉착하면서 1987년부터 AV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타이리쿠에서 찍어낸 AV 라벨 ‘피라미드 비디오(ピラミッド・ビデオ)’는 일찍 단명한 라벨이었지만, ‘셀 비디오’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는 매우 높습니다.

80년대에 셀 시장이 빈약했던 건, 첫째 비디오를 판매할 점포가 많이 없었고, 둘째 판매용 비디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입니다. 타이리쿠는 도서 유통 경로를 이용해 서점에서 1,800엔이라는 염가로 AV를 팔아 큰 히트를 쳤습니다. 호쿠토(현재의 WILL)의 성공비결 중 하나인 위탁판매 방식도 타이리쿠가 먼저였습니다. 재고 부담을 판매점이 아니라 제작사인 타이리쿠가 떠맡는 대신에 훨씬 더 유통 루트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이리쿠는 위탁판매 방식 때문에 망했습니다. 타이리쿠의 성공을 본 카사쿠라 출판사(笠倉出版社)와 에이치 출판(英知出版; 우주기획 계열)도 도서 유통 경로를 통해 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 과잉으로 재고가 갑자기 많이 쌓이게 된 거죠. 막대한 재고 부담을 떠맡은 타이리쿠는 1992년 97억 엔의 부채를 남기고 파산했습니다.

타이리쿠 쇼보가 개척한 셀 비디오 시장은 훗날 SOD, 무디즈 등 후발 셀 비디오 업체들이 전체 AV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게 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15. 트라이하트 코퍼레이션 (トライハートコーポレーション)

트라이하트 코퍼레이션은 1995년에 설립된 비데륜계 AV 메이커입니다. 처음에는 핑크 드러그(Pink Drug)라는 기획물 라벨로 시작했죠. 그러던 1997년 섹시아(SexiA) 라벨을 개설하고는 나나미 사오리, 카와시마 아즈미, 오자와 나호 등 걸출한 A급 여배우들을 대거 발굴했습니다. 특히 카와시마 아즈미(川島和津実)는 트라이하트의 마스코트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비데륜계 회사지만 렌탈 뿐만 아니라 카사쿠라 출판사(笠倉出版社)를 통해 서점에서 셀 비디오로도 판매했어요. 그러다 2005년 비데륜을 탈퇴하고 아웃비전 그룹에 들어갔죠. 요즘은 신작 발매가 없는 것 같습니다.
 
 
 
 

 
16. 토탈 미디어 에이전시 (TMA)

애니 덕후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한 코스프레 전문 메이커 TMA이지만, 이 회사의 풀 네임이 ‘토탈 미디어 에이전시(トータル・メディア・エージェンシー)’라는 것과, 올해로 28년차인 비데륜계 메이커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은 많지가 않습니다. 비데륜계지만 오랫동안 셀 비디오만 팔았죠.

TMA는 1990년 HRC(エッチアールシー)라는 AV 메이커의 직원들이 독립해 만든 메이커입니다. 훗날 HRC에서는 일본 최초의 애니메이션 패러디 AV인 『코스프레 보완계획(コスプレ補完計画)』을 발매했는데요, 관련 회사인 TMA가 이걸 따라한 건 아니었나 싶습니다. 2천년대 이후로 TMA는 코스프레계 AV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어요.

이후 비데륜을 탈퇴하고 덕후들의 구매력을 버팀목으로 꾸준히 수작들을 발매해오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업계 최초로 블루레이 디스크를 발매했었죠. 아오조라 소프트(青空ソフト)라는 별도의 레이블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17. 핫 엔터테인먼트 (ホットエンターテイメント)

닛카츠에서 로망 포르노를 제작하던 프로듀서 카지 슌고(梶俊吾)는 회사가 어려워지자 프리랜서로 전향하였고, 1989년 HRC에서 AV 감독이 됩니다. HRC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1991년 독립해서 새로 AV 메이커를 차리는데요, 그것이 바로 핫 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카지 슌고 사장은 영화사 출신답게 카이 마사아키(甲斐正明), 아키 히데토(秋秀人), 마도카 카즈키(円一輝) 등의 후배 감독들을 양성하는데 일가견이 있었죠. 이중에서 카이 마사아키 감독은 본인 이름을 딴 메이커를 차려 독특한 기획으로 큰 히트를 쳤죠. 2005년에는 SOD 크리에이트의 CEO로 전격 영입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카이 마사아키 사무소는 블릿(ブリット)으로 명칭을 바꿔 핫 엔터테인먼트에게 판매를 위탁하고 있죠.

핫 엔터테인먼트는 2007년 비데륜을 탈퇴해 크리스탈 영상의 제판륜으로 옮겼습니다. 2008년에는 공연음란죄로 사장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진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달 10작품 이상씩 꾸준히 발매해오고 있습니다.
 
 
 
 

 
18. 마르크스 (MARX)

마르크스는 1998년 비데륜계 회사로 설립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마르크스 형제(マルクス兄弟)라는 이름이었죠. 1930년대 미국의 동명 코미디언 그룹에서 따온 이름이고, 자본론의 칼 마르크스와는 상관이 없습니다-_-;;

비데륜 시절에는 TMA가 판매원이었다가, 2003년 탈퇴했습니다. 마르크스의 비데륜 탈퇴는 비데륜 해체의 서막을 알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2004년부터는 아웃비전 그룹의 일원이 됐죠. 다른 건 몰라도 임부물, 모유물에서는 마르크스 형제가 독보적인 지위에 있습니다. 그 밖에도 피스팅이나 능욕물, 야외노출 컨셉 등이 주를 이루었고요. 2016년부터는 아웃비전의 소그룹인 망상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신작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
 
 
 
 

 
19. 케이 엠 프로듀스 (KMP)

일본의 대형 프랜차이즈 비디오 대여점 츠타야(TSUTAYA)는 2001년 비데륜의 렌탈 업체들을 규합해서 디지털 미디어 네트워크(DMN)라는 사이트를 구성합니다. DMM닷컴을 모방한 이름이었죠. 여기서 VIP, 핫 엔터테인먼트, 맥스 에이 등의 렌탈 상품들을 밀리언 라벨로 팔았는데요, 이듬해인 2002년에는 아예 새로운 메이커를 따로 설립하기로 결정합니다. 그것이 바로 케이 엠 프로듀스(ケイ・エム・プロデュース), KMP라는 약칭으로 통하는 그 회사였어요.

주요 라벨로는 밀리언(MILLION), 우주기획(宇宙企画), 리얼(REAL), 오카즈(おかず。), 바주카(BAZOOKA), 우마나미(UMANAMI) 등이 있죠. 이중에서 밀리언은 전속배우들을 기용해 밀리언 걸즈라는 프로젝트성 유닛을 만드는 걸로 유명한 메인 라벨이고요, 우주기획은 정통 비데륜계 5강 중 하나인 미디어 스테이션을 인수해서 개설한 것입니다. 리얼 라벨은 원래 2004년 셀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리얼 웍스(レアル・ワークス)라는 이름으로 세웠던 메이커인데요, 2010년 회사를 개편하면서 KMP 산하의 라벨로 변경되었습니다.

츠타야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톱 마샬(トップ・マーシャル)이 판매를 맡고 있기 때문에, KMP 계열의 회사들을 톱 마샬 그룹이라고도 해요. KMP 말고도, 에스큐 시로토(S級素人; Super Shirouto), 스쿠프(SCOOP), 난파 헤븐(ナンパHEAVEN), 나데시코(Nadeshiko), 발탄(BALTAN), 오르가(オルガ), 보쿠타치 오토코노코(僕たち男の娘), 그리고 노포 회사인 아테나 영상과 V&R 프로듀스 등도 톱 마샬 그룹의 일원입니다. 특히 에스큐 시로토는 프레스티지의 기획들을 그대로 베끼는 걸로 악명이 높죠.

KMP는 2005년 비데륜을 탈퇴하고 크리스탈의 제판륜에 심사를 맡겨 새 출발을 했습니다. 한때 WILL, SOD에 이어 업계 3위로 군림했었지만, 현재는 프레스티지에게 한 자리 밀려나 4위 정도로 평가받고 있네요. 그래도 옛 비데륜계의 명맥을 잇는 회사 치곤 잘 나가는 편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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